눈 깜짝할 사이에 어느덧 7월이 다가오고 벌써 2020년의 반이 지나갔다. 2020년의 초반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불청객으로 인해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일상이 당연하지 않아지는 동시에 이전과 다른 새로운 생활 모습이 우리들의 일상에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잦은 외출보다 실내 활동이 더욱 권장되면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더욱 새롭고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남은 올 하반기에 좀 더 힘을 내어 나아가길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7월의 추천 도서를 준비했다.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면 나만의 휴식시간에 스마트폰은 잠시 잊어 두고 시원한 음료 한 잔과 함께 따뜻한 글귀에 머리를 식혀보는 것은 어떨까?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문학동네)

폭넓은 작품 세계로 늘 새로운 이야기를 선사하는 정세랑 작가의 신작 장편 소설로 구상부터 완성까지 5년이 걸린 대작이다. 시대에 굴욕하지 않고 맞서 나가는 ‘심시선’이라는 여성과 그에게서 모계로 이어지는 여성 중심의 삼대 이야기이다. 여자들의 얘기로 혹은 가족의 얘기로도, 어쩌면 악의와 폭력, 생존에 대한 얘기로 읽혀질만큼 다양한 시선에서 다양하게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과연 무얼 먼저 보게될 지 저마다의 시선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코로나 사피엔스> / 최재천 외(인플루엔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 지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특별 기획한 ‘코로나19, 신인류의 시대’의 주요 내용을 엮은 것이다. 여섯 명의 전문가가 코로나 이후를 살아갈 신인류 ‘코로나 사피엔스’의 미래를 각각 생태, 경제, 사회, 정치, 심리 등 다각도로 모색하며 우리 사회를 분석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다른 체제 아래 살아야 할 신인류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제시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지금까지의 우리의 삶의 방식에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 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깊게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가 빛나는 순간> / 파울로 코엘료(자음과모음)

누구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자존감이 무너져 내릴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언어의 연금술사인 파울로 코엘료가 세상에 수많은 ‘나’에게 응원의 말을 건낸다.<내가 빛나는 순간>은 스스로를 믿고, 가치 있는 존재로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자기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패를 겪고 마음에 상처가 쌓여도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괜찮다는 한마디는 응원이 필요한 우리 모두의 마음을 보듬어줄 것이다. 따뜻한 글귀와 함께 내면을 위로하고 단단히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귤의 맛> / 조남주(문학동네)

<82년생 김지영>에서 30대 여성의 삶을 그렸던 조남주 작가가 청소년 이야기로 돌아왔다. 작가는 사춘기나 과도기로 명명되는 시기를 “누구나 겪는 과정, 별 것 아닌 일”이라며 가볍게 넘기지 않고 그 자체의 순간과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영화 동아리에서 만나 ‘맨날 붙어 다니는 네 명’으로 통하는 소란, 다윤, 해인, 은지의 저마다의 속사정과 고민, 관계의 문제와 성장 이야기를 보며 우리의 학창시절을 돌아보게도 되고 또 우리의 자녀들이 외롭고 버거운 순간을 맞고 있진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장과 관계 문제로 고민하는 어른이라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위즈덤하우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낸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일상 속에서 느낀 감정의 단어들에 깃든 의미와 가치에 대한 생각을 적어낸 에세이다. 그간 대중과 소통해온 경험을 살려 우리가 삶에서 부딪히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관계’, ‘감정’, ‘자존감’ 이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단어들을 수집했다. 같은 단어라도 그녀의 손을 거치면 다른 맛의 문장이 되어 나오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문장으로 우리를 매혹할지 보다 깊고 넓은 그녀의 언어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