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 책방이 추천하는 10월 도서 BEST5

가을만큼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있을까? 떨어지는 낙엽을 책갈피 삼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읽는 책 한 권만으로도 온전한 휴식이 될 것이다. 한 문장 한 문장 꾹꾹 눌러 담긴 글귀를 읽으며 울고 웃을 수 있는, 그러면서 치유되는 내면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책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복자에게> / 김금희

‘경애의 마음’을 쓴 김금희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IMF로 가세가 기울어 제주의 한 부속 섬으로 이주했던 초등학생 ‘이영초롱’의 어렸을 적 추억과 그 곳에서 만난 친구 ‘복자’, 훗 날 판사가 된 후 또 한번 제주로 좌천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유년 시 작가가 제주에서 지냈던 날들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인 만큼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느껴질 것이다. 특히 제주의 한 의료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산재사건을 모티프로 그 밖에도 제주 4.3사건, 국정농단 사건, 판사 블랙리스트 파문 등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문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복자를 비롯한 제주 사람들의 강인한 생활력과, 성실함, 삶을 책임져나가는 자세를 바라보며 주인공이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회복해나가는지 살펴보자.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 손미나

前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서울 교장, 前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인, 前 KBS 아나운서, 손미나앤컴퍼니 대표, 여행 작가, 소설 작가. 작가 손미나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화려한 이력이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녀가 불현듯 한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불행하다…’ 결국 그녀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내면을 탐색하는 여정을 떠나는데, 그 과정에서 진정한 ‘나’를 온전히 마주하고 내면을 깊숙이 탐색했던 과정을 담은 심리 에세이 들고 찾아왔다. 완벽해지고싶고, 인정받고싶은 욕구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들, 슬럼프에 빠진 이들, 자신을 충분히 돌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위로하고자 한다.

<심판> /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심판』이 출간되었다. ‘심판’은 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판사,검사,변호사,피고인이 펼치는 설전을 유쾌하게 그려낸 희곡으로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가 역시나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막에서는 폐암 수술 중 사망한 주인공이 천국에 도착하여 변호사,검사,판사를 차례로 만나고, 제2막은 주인공의 지난 생을 돌이켜보는 절차가 진행되며, 제3막은 다음 생을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주인공인 ‘아나톨’은 이제 심판에 따라 천국에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시 태어나야 할 수도 있다. 아나톨은 생전 자신이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및 가장, 좋은 직업인으로 살았다고 주장하고, 아나톨의 수호천사이자 변호를 맡은 카롤린 역시 어떻게든 그의 좋은 점을 부각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검사 베르트랑은 생각지도 못한 죄를 들추어내는데, 과연 아나톨은 천국에 머무를 수 있을지, 혹은 천벌에 해당하는 환생을 하게될지 유쾌한 결말을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이길보라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이길보라가 네덜란드 필름아카데미 유학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 시간의 기록을 담은 산문집이다. 그 곳에서 여러 국적의 예술인들과 함께 공부하며 겪었던 경험들, 새로운 모험들이 도전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큰 응원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여성 예술인이자 코다(CODA,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로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서로 배려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는 부분은 독자들에게 단순히 여행 산문집 이상의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동성결혼을 처음으로 합법했지만 여전히 미묘한 차별이 존재하는 암스테르담에서의 경험, 노브라, 노메이크업으로 어제 입었던 옷을 또 입으며 느꼈던 자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했던 시간과 마음을 버렸을 때 느낀 편안함 등 세상에 당차게 맞서 나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한 번 만나보자.

<마음챙김의 시> / 류시화

류시화 시인이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후 15년만에 마음챙김 시 모음집을 내었다. 멕시코의 복화술사, 영국 선원의 선원장, 기원전 1세기의 랍비와 수피의 시인뿐 아니라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같은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신세대 시인들, 그리고 라다크 사원 벽에 시를 적은 무명씨 등 책 속에는 현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부터 기원전 1세기의 랍비와 수피의 시까지 오랜 기간동안 울림을 주는 시들이 담겨있다. 다양한 감정을 전하는 시들로 마음을 챙기고 치유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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