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 책방이 추천하는 9월 도서 BEST 3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유난히 길고 길었던 장마와 연속으로 불어온 태풍으로 인하여 올 여름이 유난히도 고단했다면 다가오는 가을에는 겨울을 맞이할 책 한권의 여유가 필요할지 모른다. 아차산의 푸른 빛이 알록달록 빨갛고 노란 빛으로 물들어 가는 이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은 어떨까. 최인아 책방이 추천하는 가을 도서 다섯권을 소개한다.

<어른의 어휘력> / 유선경(앤의서재)

대화를 하거나 글을 쓰다 보면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함을 겪어본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라디오 작가로 오랜 시간 글을 다뤄온 저자는 그 이유를 어휘력에서 짚어낸다. 어휘력이 부족할수록 읽고 쓰고 말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유선경 작가는 어른에게 필요한 어휘력은 단순히 낱말을 양적으로 많이 아는 것, 말발이 센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낱말에 대해 잘 알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과 어휘력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이자 내 감정을 품위 있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 공감과 소통능력을 높이는 일이자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에선 저자가 익숙한 어휘와 생소한 어휘를 골고루 선택해 써내려가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수많은 어휘를 만나고 어휘력을 소통으로 확장하는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노하우가 담긴 어휘력 키우는 12가지 방법도 만나본 후 문맥을 이해하는 힘을 기루고 다채로운 어휘를 통해 생각이 더 풍부해진 자신을 발견하길 바란다.

<삶을 위한 수업> / 마르쿠스 베르센(오마이북)

행복한 나라의 교사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까? ‘삶을 위한 수업’은 무엇으로 가능할까?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고 다양한 삶을 체험하는 수업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한국특파원으로 활동하며 3년 동안 세 아이를 서울에서 키운 덴마크 저널리스트 마르쿠스 베른센과 덴마크 행복사회를 분석한 베스트셀러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연호 작가의 공동 기획이다. ‘행복한 사회, 행복한 삶’의 출발은 ‘행복한 교육’에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한 두 사람은 교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며 한국의 교사, 학부모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덴마크 교사들을 찾아 나섰다.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민주주의, 세계시민, 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10명의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 철학과 수업 방식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들려준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창의적으로 배우며, 민주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교사와 학생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행복한 수업은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꿈꾸게 한다. 이 책에 담긴 덴마크 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심 어린 조언은 행복한 교육, 행복한 삶을 바라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스무 해의 폴짝> / 정은숙(마음산책)

‘스무 해의 폴짝’은 출판사 마음산책 20주년을 맞이하여 대표 정은숙이 문인 스무 명과 만나 나눈 대화를 정리한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어는 소설가, 시인, 평론가, 번역가의 작업실이나 학교 등 생업의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읽고 쓰는 일에 대하여, 책에 대하여, 출판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형철 평론가, 김숨 작가, 김연수 작가를 비롯한 스무 명의 문인들의 문학을 꿈꾸었던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무렵, 그리고 독자와 소통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학하는 기쁨과 의미’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읽고 쓰는 일에 대한 기쁨부터 지금 이 시대에 문학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들의 철학과 고민,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남들과는 다르게 쓰고 싶었던 욕구, 한번도 써보지 않은 웹소설에 대한 관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독자와의 만남 등을 통한 소통 등 작가들이 고백하는 문학하는 삶의 면모는 사뭇 인간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문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보자.

너무 바쁜 삶을 살다보니 어느샌가 책 한권의 여유 조차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마음 한 켠에 잊고 지냈던 무언가가 있다면, 올 가을에는 푸르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한 숨 쉬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책 한권을 뽑아 들고 여유롭게 한 문장씩 읽어 내려가다 보면 따뜻한 무언가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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