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의 물맛을 책임진다! 국내 1호 워터 소믈리에 인터뷰Ⅰ

와인의 대중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소믈리에라는 직업은 이제 익숙합니다. 하지만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은 아직 생소하실텐데요. 워터 소믈리에는 말 그대로 와인이 아닌 물의 종류와 특성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시간과 상황에 따라 추천, 조언해 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직업인입니다.

요즘에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생수를 사서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서 물 하나도 까다롭고 예민하게 고르는 분들이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워터 소믈리에는 떠오르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내 프리미엄 호텔 워커힐에 국내 1호 워터 소믈리에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국내 1호 워터 소믈리에 이제훈 지배인을 만나 ‘워터 소믈리에’라는 이색 직업 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제1호 워터 소믈리에 이제훈 지배인

이제훈 워터 소믈리에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워커힐 호텔&리조트, ‘워터 소믈리에’ 이제훈 지배인입니다. 대한민국 제1호 워터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은 아직까지는 대중에게 생소한 직업인데요. ‘워터 소믈리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요?
워터 소믈리에는 고객이나 소비자들에게 성별, 연령별, 상황별 등으로 요리에 맞게 물을 추천하는 직업입니다. 제품을 수입하고 관리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활용하여 충성 고객 군을 형성하는 일은 워터 소믈리에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마음가짐은 물론 수행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덕목들과 수행 업무 능력이 조화를 이룰 때,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훈 워터 소믈리에Q. 국내 1호 ‘워터 소믈리에’인데, 생소했던 워터 소믈리에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1995년,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근무했을 때 일인데요 호텔 레스토랑 특성상 외국 고객분들의 왕래가 잦았습니다. 외국 고객분들은 와인을 주문하실 때마다 꼭 물도 함께 같이 주문하시곤 했습니다. 그때는 물에 관련된 지식도 전혀 없었고, 물에 대한 리스트도 따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물에 대한 질문이나 요청을 받을 때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은, 모 대사관 부부와 중소기업체 사장님 내외분 4분이서 만찬 식사가 있었습니다. 그분들 중 한 분이 식사 전에 스파클링 와인을 1병 가지고 오셨길래 얼음 와인 쿨러와 샴페인 잔 4잔을 세팅 후, 멋지게 폼을 내며 와인을 따라 드렸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따라드린 것은 이태리 산 탄산수였습니다. 즉시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는데, 고객분들이 오히려 분위기를 띄워주어서 고맙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물에 관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물에 관한 서적이 거의 없어 외국 사이트를 통해 외국 생수 제품의 종류 및 트렌드를 조사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알게 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제훈 워터 소믈리에Q. ‘워터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 미각같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가요?
저는 보통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타고난 미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요. 오로지 70%의 노력과 연구, 30%의 경험이 결합되어 절대 미각이 형성된다고 믿습니다.

워터 소믈리에 대회가 매년 9월 또는10월에 있습니다. 저는 대회 시작 전 보통 넉 달 정도 김치, 된장, 간장을 먹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각을 단련시킬 방법이 없거든요.
또한 아침과 점심으로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식빵이나 바게트 빵만 먹었습니다. 저녁에는 밥이 너무 먹고 싶을 때 쌀 밥과 몇 가지 종류의 심심한 나물만을 먹곤 했습니다.

그렇게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 15년 정도 똑같은 식단과 연습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가끔씩 스스로 지쳐서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노력 덕분에 약 10년간 한국 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이자 대한민국 ‘제1호 워터 소믈리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훈 워터 소믈리에Q. 워커힐의 ‘워터 소믈리에’로서 일하시면서 보람찼던 일이 있으실까요?
국내에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생긴 지 10년이 채 안 되었습니다. 외국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생기기 시작해 그 역사가 짧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어떠한 생수 종류가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생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고객분들에게 어떤 생수가 좋은지, 어떤 생수가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 추천해 주고 그분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단순히 생수 제품 판매 이외에 정수기 회사의 제품 출시, 가전제품 회사들의 탄산수 프리미엄 냉장고 출시, 화장품 회사들의 물을 베이스로 한 화장품 출시 등 물에 관한 *관능 평가 및 자문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회사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드리면서 워터 소믈리에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관능평가 : 식품의 특성을 오감으로 측정, 분석, 해석하는 일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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