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어떤 포도로 만들어질까?

워커힐 소믈리에가 들려주는 와인 스토리
– 와인은 어떤 포도로 만들어질까?

전 세계 대략 2,500여 종의 포도 품종 중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은 200여 종 정도다. 너무 다양한 품종들이 있다 보니 와인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름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어떤 맛과 향을 내는지 상세하게 아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와인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종 몇 가지와 그 특징을 알고 있다면 와인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와인을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포도 품종 여섯 가지에 대해 살펴보자.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카베르네 소비뇽은 가장 인기가 많은 품종으로, 다양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가 고향이지만 지금은 미국(캘리포니아), 칠레, 호주, 남아공, 아르헨티나 등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블랙 체리, 블랙커런트, 삼나무, 연필심, 블랙 후추, 민트 향 등이 나며, 타닌 함유량이 많아 이 품종으로 만들어 내는 와인들은 대체로 진한 향에 떫고 강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대표 와인: 라피트 로쉴드(Lafite Rothschild),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 사시카이야(Sassicaia)

멜롯 Merlot

카베르네 소비뇽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품종 중 하나인 멜롯 역시 카베르네 소비뇽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보르도가 원산지이지만 세계 많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멜롯은 라즈베리, 블랙 체리, 자두, 블루베리, 초콜릿, 삼나무 등의 향이 나며,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타닌이 적어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미디엄 바디에서 풀 바디에 이르는, 입안에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와인을 주로 만들어 낸다.

대표 와인: 페트뤼스(Petrus), 르 팽(Le Pin), 아뮤즈 부세(Amuse Bouche)

시라 Syrah

시라는 프랑스 론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호주 레드와인 생산량의 60% 이상을 시라 품종으로 만들 정도로 호주에서 아주 인기있는 품종이다. 호주에서는 ‘시라즈(Shraz)’ 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론 지역의 방식을 벤치마킹해 호주만의 스타일로 질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라는 블랙베리, 블루베리, 담배, 가죽, 향신료, 그린 페퍼콘, 올리브, 제비꽃 등의 향이 나며 날카로운 타닌의 맛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대표 와인: 헨쉬키 힐 오브 그레이스(Henschke Hill of Grace), 이 기갈 꼬뜨 로띠 라 랑돈(E.Guigal Cote Rotie La Landonne), 막 소렐 에르미타주(Marc Sorrel Hermitage)

피노 누아 Pinot Noir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원산지인 피노 누아는 재배하기가 까다로워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하는 품종은 아니나 최상급의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되는 품종이다. 레드 와인은 단일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이 그리 많지 않지만, 피노누아를 사용하는 레드 와인은 거의 모두 단일 품종으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와인보다 더욱 섬세한 맛을 가지고 있다. 크랜베리, 체리, 라즈베리, 레드 체리, 제비꽃 등의 향이 나며, 타닌 함유량이 적은 편이어서 떫은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피노 누아는 기본적으로 라이트한 느낌이 있어 대체로 초보자나 여성들이 선호하는 품종이나, 동시에 와인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품종이기도 하다.

대표 와인: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 조르즈 루미에 뮈지니(Georges Roumier Musigny), 마르카상피노누아(Marcassin Pinot Noir)

샤르도네 Chardonnay

‘화이트 와인의 스타’로 불리는 샤르도네는 적포도 품종의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청포도 품종으로, 저렴한 와인부터 고급 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샤르도네의 원산지는 프랑스 부르고뉴이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난 샤르도네로 만들어진 와인이 더 좋은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이트 와인은 오크통의 숙성 여부에 따라 스타일이 크게 변하게 되며, 샤르도네로 만든 고급 화이트 와인들은 대부분 오크 숙성을 한 와인이다. 레몬, 노란 사과, 모과, 배, 감귤류 꽃, 파인애플, 버터 등의 향이 나며,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한 산미, 오크에서 느껴지는 라운드한 질감과 풍부하게 퍼지는 과일 풍미가 매력적인 품종이다.

대표 와인: 에띠엔 소제 몽라쉐(Etienne Sauzet Montrachet), 크리스티앙 모로 샤블리(Christian Moreau Chablis)

소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루아르에서 주로 생산되는 품종이지만 칠레, 호주, 미국 등 다른 여러 국가에서도 생산되며 특히 뉴질랜드에서 고품질의 와인이 많이 만들어진다. 잔디, 구즈베리, 그린멜론, 자몽, 라임, 복숭아, 패션 프루츠 등의 상큼하고 신선한 향과 입안을 가득 메우는 감귤류의 풍미, 적당한 산미가 느껴지며 갑각류 등의 해산물과 페어링하기 좋다.

대표 와인: 디디에 다그노 뿌이 퓌메(Didier Dagueneau Pouilly Fume), 덕혼 소비뇽 블랑 (Duckhorn Sauvignon Blanc),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Oyster Bay Sauvignon Blanc)

[WINE PICK]
키안티 지역의 오랜 보물, 바론 리카솔리(Barone Ricasoli)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인 바론 리카솔리는 현대 키안티 블렌딩을 고안해내어 키안티의 창시자로 불린다. 리카솔리의 키안티 와인 중 가장 대중적인 제품인 바론 리카솔리는 산지오베제를 주 품종으로 다른 품종을 소량 블렌딩하여 생산된 와인이다. 전형적인 키안티 와인의 특징인 부드러운 타닌감과 기분 좋은 산도감이 잘 살아있으면서도 리카솔리의 와인답게 우아함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제비꽃, 장미꽃, 잘 익은 붉은 과실의 향 등 풍부한 향과 조화를 이루는 깔끔한 미감 덕분에 생기 있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루며 추천할만한 마리아주로는 스테이크, 오리고기, 훈제 치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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